[본보 단독 보도 이후] 남양유업 영업사원, 대리점주에 폭언·욕설 파문
입력 2013-05-05 18:26 수정 2013-05-05 22:18
통화녹음파일 퍼지자 네티즌·소비자들 “불매운동”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에 폭언과 욕설을 퍼부은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제품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남양유업은 자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을 상대로 폭언을 한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된 뒤 국민일보 인터넷 서비스인 쿠키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지난 4일 공식 사과문을 서둘러 게재했다.
남양 측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당사 영업사원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회사의 대표로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실망을 안겨드린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업사원은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며 당사는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 이를 즉각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 번 회사 차원에서 해당 대리점주님께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겠다”며 “인성교육시스템을 재편하고 대리점과 관련된 영업환경 전반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이번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유튜브 등에 공개된 2분38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죽여버리겠다”, “당신이 한 게 뭐가 있어”, “맞짱 뜨려면 들어오든가, XXX야” 등의 거친 욕설과 함께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제품 판매를 협박하는 상황이 담겨 있다.
이 녹취파일이 공개된 후 네티즌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남양유업에 대한 거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인터넷상에 남양유업 본사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대리점주들의 인터뷰 동영상까지 올라오면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도 시작됐다. 동영상 속에는 본사가 대리점주들에게 ‘밀어내기(대리점이 할당량 이상을 소비자에게 팔도록 하는 것)’를 압박하고 대리점의 발주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증언 등이 들어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 아이가 먹던 우유와 음료들이 이런 사람들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줄 몰랐다”며 “오늘 이 시간부터 남양유업 제품을 절대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부 김선미(32)씨는 “이왕이면 정직하고 선한 회사에서 만드는 우유를 먹겠다”며 “예전부터 이런 논란이 있었는데 발뺌하다가 녹취파일이 공개되니 부랴부랴 사과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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