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 스파이 아니다” 누이 테리 정 CNN과 인터뷰
입력 2013-05-05 18:16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씨의 누이 테리 정(Terri Chung)씨는 “오빠는 스파이가 아니다. 북한과 미국 양국 지도자들은 제발 오빠를 단지 한 인간으로만 봐 달라”고 호소했다. 또 정씨는 지난주 억류 후 처음으로 오빠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앤더슨 쿠퍼 360’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에 (오빠의) 전화 를 받았다“며 “지난 6개월간 단 한 차례 그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했다”면서 “우리를 안심시키려는 것으로, 너무 걱정하지 않을까, 부모님 건강은 괜찮은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의 아내는 중국에 살고 있고, 세 자녀는 미국에 있다”며 “이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배씨가 체포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와 관련해 공개된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 우리도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오빠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 ‘가장 따뜻한 마음(biggest heart)’을 가진 사람으로, 약간이나마 북한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대해 행복해 했다”고 말했다.
또 “오빠는 좋은 사람이고, 스파이가 아니다”면서 “그는 북한을 비롯해 어떤 나라에도 나쁜 의도를 가진 적이 없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정씨는 이와 함께 “그는 정치적인 영향으로 북한과 미국 사이에 끼여 있다. 양국 지도자들에게 당부하건대 그를 한 사람으로 봐 달라.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앞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여기자들이 배씨 석방을 위한 온라인 ‘편지쓰기 운동’에 뛰어들었다. 4일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배씨를 위한 응원의 편지쓰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2009년 탈북자 취재 과정에서 체포됐다가 약 5개월 후 빌 클리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가까스로 풀려났다.
여기자들은 세상과 철저히 단절됐던 수감기간 생면부지의 사람들로부터 받은 수백통의 응원 편지가 유일한 힘이자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리씨는 “그 편지들이 없었다면 내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냈을지 모르겠다”며 “그(배씨) 역시 사람들이 그를 잊지 않고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국제앰네스티(AI)는 2일 성명에서 “북한의 사법체계는 공정한 재판을 위한 국제기준을 무시하고 있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범죄행위로 기소되고, 공정하고 독립적인 법정에서 다시 재판을 받지 않는 한 케네스 배는 석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