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선 재개 요구에 北 첫 반응 “南이 적대행위 멈춰야 개성공단 정상화”

입력 2013-05-05 18:16 수정 2013-05-05 22:47

북한은 5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선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와 군사적 도발을 먼저 중지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기자문답에서 “남조선 괴뢰들은 개성공업지구의 운명이 진정으로 걱정된다면, 초래된 사태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우리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와 군사적 도발을 중지하는 조치부터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바로 여기에 차단된 통행이 열리고 끊어진 통신이 회복되며 공업지구 운영이 정상화되는 길이 있다”면서 “중대조치도 청와대 안방주인의 각본에 따라 괴뢰당국이 그려낸 정치만화”라고 비난했다.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문답은 지난 3일 미수금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 측이 제기한 판문점 및 군통신선 채널 재개 요구에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1300만 달러를 지불하면서 추후 협의를 위해 요구한 판문점 및 군 통신선 채널 재개와 입주기업의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등에 대해 북측이 당분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다른 핑곗거리도 찾았다. 북한은 “합동전쟁연습의 화약내가 채 가시기도 전에 10일쯤 새로운 해상합동훈련을 구실로 핵탄을 적재한 니미츠호 항공모함 타격집단이 현 괴뢰 당국자들의 요구에 따라 부산항에 들이닥치게 된다고 하며, 우리를 겨냥해 8월 보다 확대된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도 벌써부터 본격적인 준비단계에 진입하였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는 이달 중순쯤 동해 인근에서 연합해상 및 대잠훈련을 실시한다. 양국 해군이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것으로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대잠훈련이 강화됐다. 양국 이지스급 구축함 등 함정 10여척이 투입되며 특히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9만7000t급)도 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전형적인 북한의 책임 떠넘기기 수법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을 완전히 폐쇄하겠다는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등 국제정세를 지켜본 뒤 우리 측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할지를 판단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 정상화는 시급하지만 파격적인 추가 양보를 해가면서까지 정상화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의 ‘잠정중단’ 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공은 북한 측에 넘어간 것이 아니겠느냐”며 “개성공단 정상화는 한반도 긴장완화 등 전반적인 정세변화와 맞물려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