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는 계파 갈등·당밖선 安風… 만만찮은 ‘숙제’
입력 2013-05-05 18:14 수정 2013-05-05 22:44
민주당 김한길 새 대표는 당내 계파갈등을 수습하고, 제1야당 당수로서 대여(對與)관계를 주도해야 한다. 아울러 야권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른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설정도 서둘러야 한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10월 재·보궐선거가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녹록지 않은 현실을 감안한 듯 김 대표는 가장 먼저 계파를 초월한 ‘탕평 인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계파주의 정치를 청산하고 온정주의, 분열주의, 포퓰리즘, 교조주의와도 과감한 결별에 나서겠다”며 “갈등과 반목, 무능과 무책임 역시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야당 대표로서 첫날을 맞은 5일 그는 최고위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당직 인선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내부결속이 시급한 만큼 계파안배에 역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경선기간 친노(親盧·친노무현)·비노(非盧)니, 주류·비주류니 상관없이 누누이 탕평인사를 강조하지 않았느냐”며 “원외인사까지 아우르는 파격적인 당직인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3명에 선출직 지도부에서 소외된 여성, 호남, 노동계를 배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파 간 반목의 골이 워낙 깊어 통합과정이 순탄치 않을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 대표는 비서실장에 노웅래 의원, 공동대변인에는 김관영·유은혜 의원을 내정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는 안보, 민생현안 해결을 위한 정기회의체인 ‘여야 국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4일 당선 직후 “박근혜정부가 북측에 분명한 메시지를 줬다면 한반도 긴장이 이렇게 고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김 대표에게 전화해 “당선을 축하하고 미국에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고, 김 대표는 “방미 성과를 기대하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주도권 다툼이 예상되는 안철수 의원과는 ‘경쟁적 동지 관계’를 설정했다. 김 대표는 “당이 혁신하는 과정에서 경쟁할 것이고 안 의원도 결국은 민주당과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김 대표 선출 직후 트위터에 “제1야당을 이끌 무거운 책임을 맡으셨다. 민생문제 해결과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대에서 ‘통합’을 뺀 당명을 확정했으며 강령은 경제민주화·보편적복지·한반도평화의 3대 기조를 유지하되 중도주의 노선을 한층 강화하는 쪽으로 수정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