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친노·호남色 뺀 민주당 지도부

입력 2013-05-05 18:11 수정 2013-05-05 22:39

제1야당인 민주당의 권력지형이 확 바뀌었다.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노(親盧·친노무현)계가 지도부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또 당의 텃밭인 호남 출신 인사들이 새 지도부에 한 명도 입성하지 못했다. 민주당원들이 ‘친노’와 ‘호남 출신’에 대한 심판을 통해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라고 김한길 새 대표 등 비주류 인사들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친노의 쇠퇴로 당의 중도 노선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5·4 전대는 한마디로 비주류의 주류 탈환으로 요약된다. 범친노계인 이용섭 의원을 23% 포인트 이상 압도적 표차로 꺾은 김 대표와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조경태 의원은 당내 대표적 비주류다. 손학규계 양승조 최고위원도 비주류이고,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 출신인 우원식 의원도 대선 경선 때 손 상임고문 캠프에서 일한 보답으로 손학규계가 조직적으로 밀어줘 당선됐다. 최고위원에 1위로 당선된 신경민 최고위원은 중도파다.

대표적 친노계인 윤호중 의원은 겨우 10%를 넘기는 득표에 그치며 충격의 꼴찌를 했다. 전북 출신인 유성엽 의원은 호남 출신이라 그의 패배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인물론에서 떨어졌을 뿐 호남 출신에 대한 비토(거부) 정서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로써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한명숙·문성근·이해찬 전 대표로 연달아 당권을 차지하며 4·11 총선과 대선 경선을 주물렀던 친노계가 변방으로 밀려나게 됐다. 한 재선 의원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노계가 정치적으로 유배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다수 당원들이 친노계에게 사실상 ‘결별 통지’를 한 것으로도 보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친노계가 조기에 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전대 과정에서 친노 중 일부가 김 대표 쪽으로 ‘투항’하기도 했다. 세력이 급속히 해체되거나 노선 투쟁이 격화될 경우 집단 탈당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