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김황식 전 총리 “독일로 미래여행 갑니다”

입력 2013-05-05 18:06


“독일에는 강한 중소기업인 히든챔피언이 있고, 근면한 국민이 있고, 건전한 사회규범과 타협, 배려의 문화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럴까. 해답은 손끝에 잡힐 듯하지만 아직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독일로 떠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도서관을 찾는 심정으로.”

MB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 김황식(65) 전 총리가 3일 오후 1시 부인 차성은 여사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독일 베를린으로 출국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초청으로 6개월간 베를린자유대학에 머물며 독일 현대사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출국 직전 페이스북에 남긴 ‘독일 도서관으로 떠나면서’라는 제목의 인사말을 통해 “우리에게는 통일 준비와 통일 후 과제라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그래서 이번 (독일) 여행은 추억여행에 그치지 아니하는 미래여행”이라고 적었다. 독일에 대해서는 “라인강의 기적으로 한강의 기적에 영감을 준 고마운 나라”이자 “경제위기 속에서 유럽을 꿋꿋이 지키고 있으며 분단을 슬기롭게 극복한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월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여러 차례 독일을 언급할 만큼 독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재직하던 1978년 6월부터 1년4개월간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독일 민법과 민사소송법을 연구한 경험 덕이다. 귀국 후에는 국내 민사소송절차 및 부동산등기제도 개선에 독일 제도를 활용하기도 했다. 한·독 동문모임 회원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그는 총리 재임 시절 페이스북에 연재한 ‘연필로 쓰는 페이스북, 지산통신(芝山通信)’에도 독일에 관한 글을 꾸준히 올렸다. ‘지산통신’은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공항에는 임종룡 전 국무총리 실장 등 총리실 직원들이 배웅을 나왔다. 김 전 총리와 차 여사는 직원들과 20여분간 작별인사를 나눴다. 김 전 총리는 현지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전 총리 등을 만나고 한국 관련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