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전 깨워 ‘기적’ 만드세요”… 월드비전, 제6회 ‘사랑의 동전밭’ 행사
입력 2013-05-05 17:19 수정 2013-05-05 20:32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양호승)은 지난 3∼5일 서울 청계천 청계광장에서 ‘제6회 사랑의 동전 밭’ 행사를 열었다. 서울문화재단과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지구촌 나눔 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사랑의 동전 밭’은 ‘사랑의 빵’ 저금통을 가져와 청계광장에 조성된 거대한 동전 밭을 채우는 나눔 행사다.
청계광장은 3일 동안 사랑이 샘솟는 동전 밭으로 변했다. 올해로 여섯 번째로 열린 ‘사랑의 동전 밭’에는 가정이나 회사에서 사용하는 저금통과 서랍 속의 안 쓰는 동전들을 가지고 온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동전 밭뿐 아니라, 사랑의 피아노 연주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사랑의 피아노’ 코너, 사진촬영을 통해 자신과 닮은 해외아동을 찾아 후원하는 코너 등에 참여했다.
행사 첫날, 현장을 찾은 박후형(38)씨는 “지난해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해외아동을 후원하고 있는데 올해 ‘사랑의 동전 밭’에 참여하기 위해 계속 동전을 모아왔다”며 ‘사랑의 빵’ 저금통을 전달했다. 박씨는 “내년에는 더 많은 동전들을 모아서 참여하고 싶다”며 새 저금통을 받아갔다.
또 대학생인 천서연(23)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친구와 함께 ‘사랑의 동전 밭’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며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동정의 마음이 아닌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양호승 회장은 “이 행사는 작은 동전들을 모아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전달해 큰 기적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많이 가진 사람이나 넉넉하지 않은 사람이나 누구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행사”라며 “가정의 달 5월에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주머니 속의 작은 동전들이 모여져 세계의 굶주린 아동들을 도울 수 있는 이 사랑의 동전 밭은 생명의 밭이었다. 월드비전은 매년 평균 100만개 이상의 ‘사랑의 빵’ 저금통을 전국적으로 배부해 매년 50억원 이상을 동전으로 모금하고 있으며, 이 중의 일부 금액을 한 자리에 모아 ‘사랑의 동전 밭’을 진행하며 현장에서도 동전모금을 하고 있다.
‘사랑의 동전 밭’은 2008년 월드비전 ‘기아체험 24시간’에서 처음 시작해 관심을 모았던 나눔 교육 프로그램이다. 월드비전은 지난 2009년부터는 청계광장에서 본격적으로 대형 동전 밭을 열었다. 2009년에는 시민들의 참여로 3억3000여만원, 2010년에는 6억원, 2011년에는 7억1000여만원, 2012년에는 8억여원의 후원금이 모아져 기아와 질병으로 신음하는 지구촌 곳곳의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올해 목표 모금액은 10억원이다. 이번에 모아진 동전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학교 건축뿐 아니라, 서울특별시의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인 ‘행복힐링학교’ 운영을 위해서도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월드비전의 ‘사랑의 빵’ 저금통은 1991년 한국월드비전이 40년간 받아왔던 해외 월드비전으로부터의 지원을 중지하는 대신 내전과 기근으로 고통 받던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의 어린 생명들을 위한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시작한 것에서 시작됐다. 1991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약 3000만개의 ‘사랑의 빵’ 저금통이 대한민국에 전해졌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