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집중학년제’ 한 학기만 직업체험… 꿈 찾기 단절 우려
입력 2013-05-05 17:56
서울시교육청이 문용린 교육감의 핵심 정책인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연구학교의 운영 결과를 분석·평가해 내년부터 일반화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이 선정한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연구학교는 동대문구 숭인중, 양천구 신서중, 서대문구 연희중, 강남구 세곡중, 영등포구 당산중, 동작구 사당중, 노원구 신상중, 성동구 마장중, 용산구 한강중, 성북구 북악중, 강동구 강일중 등 11개교다.
연구학교는 지난 2011년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해 23교가 참여했던 ‘청진기’(청소년 진로직업체험의 기적)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직업체험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일-배움-미래설계가 연계된 ‘청진기’는 사전교육-체험-사후교육-상담으로 이어지는 4단계 프로그램으로, 서울시교육청이 독창적으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중학생 직업체험 과정이다.
연구학교는 이와 함께 ‘진로와 직업’ 과목을 중학교 1학년에 편성해 연 34시간 이상을 운영할 예정이다. 진로 관련 수업 시에는 체험·활동 중심으로 운영해야 하며 자기주도적 진로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진로설계 수업을 해야 한다. 교사들은 일반 교과의 내용 속에 포함돼 있는 진로교육적 요소를 부각해 교과의 목표와 진로교육의 목표가 함께 달성될 수 있도록 연계해 교육하고 수행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중간고사(지필평가)는 시행하지 않으며 학기 중 수행평가와 기말고사(지필평가)를 합산해 성적을 산출한다. 기말고사는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수학습요소’만 평가하는 방향으로 출제하고 단원을 수행평가, 지필평가로 분류해 시험범위를 축소하게 된다. 수행평가는 학기말 성적의 50% 이상, 과목별 학기말 성적의 10∼15% 정도를 진로탐색 관련 수행평가로 실시하며 단계적으로 비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토론, 협동학습, 체험 등 과정 중심 수행평가를 실시하며 직장체험 과정 관찰, 멘토에게 편지쓰기, 포트폴리오 등 진로직업체험 활동에 대한 교과통합적인 수행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가 가진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로·체험 위주 교육이 한 학기만으로 끝나고 나머지 학기에 일절 중단되면 성장 과정에 따라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과정이 단절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말고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입학한 중학생부터 중1 내신 성적이 고교 입시 내신에 반영되는 만큼, 고교 입시 내신 산출에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중1 자녀를 두고 있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중간고사를 보지 않아 좋아 하긴 하지만 그에 따라 기말고사 출제범위가 넓어져 학습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가 선행학습 혹은 사교육 학기제로 변질되지 않도록 교육당국이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