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 대통령 정상외교, 첫 단추 잘 꿰기를
입력 2013-05-03 18:59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박 대통령과 집권 2기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회담은 한·미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지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다른 나라 정상회담의 시금석이 되는 만큼 첫 단추부터 잘 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무엇보다 자신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얻고 대북 공조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역내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서울 프로세스’에도 미국의 동참을 구하고 협력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국제 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내치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충분한 준비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면 한다.
올해는 한·미 동맹과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다. 양국 간 신뢰를 재확인하고 명분과 실리를 확보할 절호의 기회라는 말이다. 과거 한·미 관계는 적잖은 이견과 마찰을 노출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난 정부 들어 원만한 관계로 복원됐다. 따라서 우리의 대북 정책을 근간으로 한반도 정책을 짜겠다고 천명한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속 깊은 대화로 정상 간 인간적인 친분도 쌓길 바란다.
2015년 이양을 앞두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 역시 양국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결론내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그간 드러난 문제점을 두루 점검해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평소 보여준 냉철하고 굳은 의지로 첫 정상외교에서 큰 성과를 낼 것을 온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노골적인 위협으로 남북화해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폐쇄위기에 처하는 등 대북관계는 악화일로다. 또 동북아 패권을 놓고 각축하는 미국과 중국이 물밑 신경전을 가속화하는 한편 일본마저 급속히 우경화하고 있다. 한 치 앞의 예견을 허락지 않는 냉정한 국제 현실 속에서 박 대통령이 이번 정상외교를 잘 마무리해 명실상부한 우리의 지도자로 거듭 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