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세계 최악 언론 위험국

입력 2013-05-03 18:47

세계 언론자유의 날인 3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의 빈곤과 성차별 실태를 폭로한 현지 여기자 리요트 알레무가 유네스코가 선정한 올해의 언론 자유상을 받았다. 그러나 수상의 영예를 안은 알레무의 고향 에티오피아에서는 언론인 200여명이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다는 혐의로 여전히 복역 중이다. 지난 10년간 피살 언론인이 600명을 넘어서는 등 언론 탄압과 수난의 역사는 지난하다.

국제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올해 뽑은 세계 최악의 언론 위험국은 이라크다. 2003년 이라크전 이래 언론인 90여명이 살해됐지만 기소율은 1%에도 미치지 않았다. CPJ 언론 위험국 집계에 따르면 이라크에 이어 소말리아, 필리핀, 스리랑카 등이 순위에 올랐다. 독재정권의 언론 탄압과 부당한 사법체계, 내전에 따른 정정불안 등은 언론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2년 넘게 전쟁 중인 시리아의 언론 탄압도 심각하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내전으로 숨진 언론인만 44∼100명으로 추정된다.

1993년 유엔이 언론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제정한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공동성명을 냈다. 반 총장은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때 세상이 이롭다”며 “언론인들은 사회 투명성과 신뢰도를 위한다는 이유만으로 매일같이 위협과 폭력에 노출된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언론 자유국 지위를 회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언론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13 언론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언론자유지수가 31점으로 칠레와 이스라엘, 나미비아와 함께 공동 64위에 올랐다. 북한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올해도 꼴찌에 머물러 세계 최악의 언론자유 탄압국으로 지정됐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