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울산 제2공장 8조 투자 급물살
입력 2013-05-03 18:40 수정 2013-05-04 02:22
국내 3위 정유사인 에쓰오일의 8조원대 투자계획이 알려지면서 정유업계 전반에 투자 확대 움직임이 확산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쓰오일의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된다면 국내 정유업계 판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새 정부 첫 무역통상진흥회의에서 정부가 공장부지 확보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취하자 에쓰오일의 투자 계획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에쓰오일이 제2정유·석유화학 공장부지로 점찍은 지역은 제1공장인 울산 온산공장 인근 한국석유공사 유류저장시설 터다. 특히 이 지역은 온산국가산업단지로 지정돼 있어 민간기업의 공장 설립이 까다로웠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180만㎡ 규모의 석유공사 유류저장시설을 지하화하고 이 부지를 에쓰오일에 임대하는 방식의 해법을 내놓았다.
정부가 지원책을 제공하자 부지 문제로 표류됐던 에쓰오일의 제2공장 설립계획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에쓰오일은 2014년까지 1단계로 3조원, 2016년까지 2단계로 5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더욱 구체화할 방침이다.
정유산업이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드는 장치산업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침체 상황에서 8조원 투자 계획은 정유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몰고 왔다.
특히 에쓰오일이 제2공장에 어떤 설비를 세우느냐에 따라 정유업계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원유보다 싼 벙커C유를 분해해 휘발유·경유 등의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만드는 고도화시설이나 업체마다 증설경쟁에 나선 파라자일렌(PX) 설비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에쓰오일의 공격적인 투자가 정유업계의 연쇄 투자를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에만 인천공장과 울산공장의 파라자일렌 설비 신증설, 윤활기유 제조설비 증설 등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도 파라자일렌 설비 투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일 “업종 특성상 투자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업계 판도 변화는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에쓰오일의 투자가 다른 경쟁사들의 투자 방침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