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5월의 슬픈 아이들] 레바논 월드비전 아동교육심리센터(CFC) 가보니

입력 2013-05-03 18:16 수정 2013-05-03 19:07

레바논은 1975∼90년, 1982년, 2006년 수차례 내전과 다른 국가의 전쟁에 휘말린 경험을 가진 나라입니다. 시리아군이 1975년부터 30년간 주둔해 레바논은 지금도 친시리아, 반시리아로 나뉘어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중립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시리아 난민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난민들은 구호단체가 제공하는 음식 전표(Food Voucher)나 위생용품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시리아 아이들은 레바논의 정식 학교에 입학하기 힘듭니다. 텐트, 차고, 버려진 공장 등에서 사는 아이들은 하루 종일 집에서 지냅니다. 어두운 표정의 아이들은 부모에게 떼쓰지도 않습니다. 이 아이들은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도 있습니다. 월드비전이 마련한 아동교육심리센터(CFC)와 정규 교육을 가르치는 임시 학교입니다. 전쟁으로 상처 입은 아이들은 무료로 음악, 미술, 사이코드라마 등을 하며 마음을 회복합니다. 지난달 17일 방문한 CFC의 아이들은 도화지에 나무를 그리고 잎사귀마다 가족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그림을 살펴봅니다. 혹시 가족을 잃은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정규 교육을 하는 교실에선 한 학생이 칠판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 두 남학생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 춤을 추다가 한바탕 웃기도 했습니다. 공터는 좁았지만 공을 차는 아이들은 밝았습니다. 외신에서는 시리아의 아이들을 ‘잃어버린 세대’라고 표현합니다. 이 아이들이 폭력과 학살을 완전히 잊진 못하겠지요.

레바논 베카=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