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드롬은 변하라는 국민들의 경고”
입력 2013-05-03 18:13
9년 만에 여의도 돌아온 이완구 의원
9년 만에 국회에 복귀한 새누리당 이완구(3선) 의원은 거침이 없었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에 찬 목소리에서 충남지사로 쌓은 경륜과 야인 생활로 다져진 내공이 느껴졌다.
이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많이 변했으면 좋겠는데 (변화를) 못 느끼겠다”며 “정치권이 변화에 더디다는 것을 야인 생활 해보니 알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반 등원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 “안철수 신드롬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경고이고, 그 본질은 변하라는 것”이라며 “안철수 현상은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안 의원의) 콘텐츠가 뭔지 명확히 얘기하는 사람도 없고 실천 프로그램을 아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언론이 왜 이렇게 관대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상당히 민감한 얘기이고 처음 말하는 것”이라며 잇따른 인사실패로 곤욕을 치른 청와대를 향해 뼈있는 말을 건넸다. 그는 “도지사 당선 뒤 전임 심대평 지사의 비서팀을 하나도 안 바꿨다”면서 “소속 정당이 달라 내 판공비와 일정이 상대당에 흘러가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팀을 바꿔서 생기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전 정권의 인사담당 실무자까지 전부 바꿔 검증에 어려움을 겪은 일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도지사 시절 이명박정부로부터 도·감청, 검찰 내사, 총리실 사찰 등을 당했다며 그런 결과물인 이명박정부의 존안자료는 (박근혜정부가) 활용할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원래 건강한 체질인데 도·감청 당한 스트레스로 인해 (혈액암에) 걸렸는지도 모른다”며 “그래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에게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을 ‘충청권 맹주’라고 부르는 데 대해 “충청도에 치우쳐 좁게 정의하는 것이어서 동의할 수 없다”며 “중앙으로 비상해 전국적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향후 행보로 “당의 단결과 활력, 또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선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나를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하는데 대통령의 철학과 인간적 매력 때문에 좋아하는 것일 뿐 개인적 인연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기 전대론과 관련해 “1년 정도는 대통령을 강력히 뒷받침하기 위해 당에 변화를 주면 안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개성공단 중단 사태에는 “북에 대한 설득의 한계, 물질적 지원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향후 남북관계의 시금석이 될 중요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유동근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