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잠정폐쇄… 완제품 반출 놓고 대화 창구 열릴수도

입력 2013-05-03 18:06

개성공단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우리 측 인원 7명이 3일 무사 귀환함에 따라 인력 제로(0) 상태가 된 개성공단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측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조치가 취해진 지난달 3일부터 시작된 개성공단 사태는 한 달 만인 3일 남측 인력 전원 철수라는 국면을 맞게 됐다.

개성공단은 당분간 남북 양측 모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처럼 잠정적인 폐쇄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장용석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남북 간에 긴장과 대치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북측의 태도 변화를 먼저 촉구하는 반면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당장 태도를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태가 오래간다면 완전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7명이 다 내려오게 되면 며칠 뒤에는 전기를 끊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상황은 끝나는 것”이라며 “우리가 전기를 끊는다면 북한이 공단 폐쇄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북한이 스스로 잘못된 조치를 풀기만 하면 개성공단은 정상화할 수 있다면서 정상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북한도 남측을 비난하면서도 개성공단 유지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은 것이다.

아직 남북 간에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개성공단 내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 문제는 역설적으로 향후 공단 정상화의 실마리를 풀 매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들 문제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면서 남북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 공단 조업재개 조건 등이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공단 내 송전 중단, 식수 공급 중단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을 요구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북한 역시 입주기업들의 완제품 등을 무작정 붙들어놓기보다 적절한 수준에서 반출을 허용하면서 그에 따른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 정상화에는 남북 간 유화적이고 안정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남북관계가 이렇게 냉랭한 상황에선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공단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 당국 간 물밑 움직임과 함께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분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