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우리 교회로 오세요] 교회학교는 지금…

입력 2013-05-03 17:16


수원헤브론교회 조정환 목사 “교회학교 교사 안해본 직분자, 자격없죠”

“교회교육의 대상은 어리면 어릴수록 좋습니다. 앞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귀하게 쓰임받을 미래의 인재들을 주일학교에서 키워낼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역량을 한 데 모아야 합니다.”

조정환(수원헤브론교회)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학교 어린이의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교회학교살리기운동본부 대표 및 한국어린이부흥사협회 상임회장인 조 목사는 어린이 사역 전문가다.

그는 “1970∼80년대 활성화됐던 교회학교 세미나를 비롯한 교사 모임 자체가 현재 눈에 띄게 줄어든 것만 보더라도 주일학교 어린이 수가 얼마나 감소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주일학교 교사 1000명, 2000명이 모이던 대규모 행사가 열렸었는데 이제는 100명이 참여하는 교사 세미나도 찾아보기 어려워졌을 만큼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감소한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 교회는 이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자녀와 함께 교회에 나오기보다는 사설 교육기관에 어린이를 맡기는 부모들이 많아진 측면이 큽니다. 자녀 수가 많아야 2∼3명인 핵가족시대인 만큼 선행학습이나 음악·미술 교육 등에 대한 열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도 교회학교를 약화시키는 요인입니다.”

특히 그는 “주일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목회자들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야 하고 교사들의 열정 역시 더욱 불타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어린이 사역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렸다는 절박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가 모범 사례로 꼽은 충남 천안의 한 교회는 교회학교 교사를 하지 않은 사람은 교회 직분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한다. 어린이들을 위해 별도의 주일예배 시간을 갖고 담임목사가 직접 성경 말씀을 전하는 교회도 있다.

교회학교 교사의 연령대가 높아진 것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청년 교사들의 헌신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어린이들이 일부 대형교회로 쏠리는 현상도 지나칠 수 없다. 조 목사는 “대형교회는 교사 인력이 풍부한 데다 재정 여건도 좋은 만큼 작은 교회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며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연합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면서 두 팔을 벌려 설명하시던 주일학교 선생님의 말씀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납니다. 더 많은 어린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좀더 일찍 듣고 믿음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할 때입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