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무샤라프 전 대통령 수사하던 검사, 무장괴한에 피살
입력 2013-05-04 02:17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을 수사하던 담당검사가 3일 피살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4년간의 망명 생활을 접고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담당검사 피살은 파키스탄 정국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경찰은 이날 초우더리 줄피카르 검사가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토바이를 탄 괴한 3,4명이 줄피카르 검사가 몰던 차를 가로막고 총격을 가했다. 머리와 어깨, 가슴 등에 총상을 입은 줄피카르 검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총격을 입은 줄피카르 검사가 운전대를 놓치면서 여성 행인 한 명도 차에 치여 사망했다. 줄피카르 검사의 경호원이 대응 사격을 해 괴한 중 최소 한 명도 다쳤다. 괴한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줄피카르 검사가 부토 전 총리 암살사건을 맡은 수석 검사였다는 점에서 가해자와 범행 동기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 대표를 지낸 부토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12월 선거 유세에 나섰다 무장 테러범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이 파키스탄탈레반(TTP)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를 암살 배후로 지목하고 서둘러 수사를 종결시켰지만 의문은 증폭됐다. 무샤라프는 이후 부토 전 총리에게 고의로 경호를 제공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선고를 받았다. 2008년에는 신변에 위협을 느껴 자발적 망명길에 올랐다.
줄피카르 검사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최근 사법부를 대상으로 한 피격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무장 세력이 재판 중인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법원 청사를 공격, 4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3월 18일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의 법원 청사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판사 1명을 포함, 3명이 숨졌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