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STX 3개사, 자율협약 신청

입력 2013-05-04 02:20

채권단 "STX 조선해양 해외 계열사 대부분 정리"

산은 "회생 어려울 땐 워크아웃-법정관리 갈수도"


자금난을 겪고 있는 STX그룹의 ㈜STX, STX중공업, STX엔진 등 3개 사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STX그룹의 해외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등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산은 류의경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다음주 내 서면동의 방식으로 자율협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오는 12일 만기가 도래하는 ㈜STX의 2000억원 회사채에 대한 자금 지원 여부가 우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2~3개월간 실사를 거친 뒤 최종적인 정상화 방안과 지원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6월초에는 실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해외 계열사 등 가치가 높은 계열사는 자율협약 과정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경우 팔 수 있는 계열사는 대부분 내다 팔 수 밖에 없다”며 “실사 결과에 따라 어디까지 팔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국내에서 STX중공업과 고성조선해양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대주주인 STX노르웨이를 통해 STX유럽과 STX프랑스, STX핀란드 등의 지분도 보유중이다. 이와 함께 STX중국유한공사의 경우 경영권을 포함, 지분 75%를 중국 정부에 넘기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류 행장은 “실사 결과 채권단 자율협약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협약으로 회생이 어려울 경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직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관심을 모았던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채권단도 일단 우호적이다. 류 행장은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주주 의결권 위임, 구상권 포기 각서 등을 받게 되는데 이것을 (경영권) 포기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자율협약 과정에서 오너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STX에 대한 대출은 3조5000억원 규모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