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손자, 지방관리에 선임

입력 2013-05-04 02:18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일한 손자가 최근 지방 소도시에서 하급 관리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넷판이 중국 관영 매체를 인용해 3일 보도했다.

덩샤오핑의 손자 덩샤오디(鄧小弟)는 최근 광시좡족 자치구 바이써시 핑궈현의 부현장으로 임명됐다. 현지 간부는 “덩샤오디가 박식함과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겸손하고 학구적인 성격으로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언론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덩샤오핑의 2남3녀 중 막내아들인 덩즈팡(鄧質方)의 외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2008년 미국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의 법률회사에서 일했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일부 해외 매체는 지난해 9월 덩샤오디가 동료 여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20만 달러를 주고 합의를 봤다고 전했다. 28세인 덩샤오디는 덩줘디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할머니의 성을 따라 데이비드 줘(卓)라는 영문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덩샤오디가 지방에서 하급 관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것은 중국 지도자들의 후손이 승진을 위해 일정 기간 시골에서 하급 관리로 근무하는 관행을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덩샤오디의 공직 진출은 혁명원로들의 자녀를 일컫는 이른바 훙얼다이(紅二代)에 이어 그들의 자손인 훙싼다이(紅三代), 훙쓰다이(紅四代)의 정계 진출이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