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기준금리 인하… 긴축 아닌 성장에 힘 실어

입력 2013-05-02 22:32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법인 긴축기조가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성장 기조로 돌려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현행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 포인트 내렸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ECB의 금리 인하는 지난해 7월 0.25% 포인트 내린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금리 인하는 시장의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다. 유로존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안정세가 유지돼 금리 인하 여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유로존의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11년 9월 이후 2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유로존의 3월 실업률이 12.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의 4월 실업자수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일본과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인한 유로화의 환율 절상 우려도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긴축을 강조하는 독일에 맞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성장 전략을 내세워 연합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프랑스를 선택한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와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연대를 모색했다. 이는 최근 프랑스 집권 사회당이 긴축을 강조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뤄져 더 주목받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긴축만으로는 경제위기를 풀어가는 데 충분하지 않고 성장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은 사람을 도와야지 그들을 좌절시켜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