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지퍼부부’… 부동산 정책따라 결혼→ 이혼→ 결혼 되풀이
입력 2013-05-02 18:48
‘지퍼 부부’를 어찌 하나.
요즘 중국 각 지방정부가 빠져 있는 고민이다. ‘지퍼 부부’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규제 정책의 허점을 빠져 나가기 위해 결혼과 이혼을 수시로 하는 부부를 일컫는 말이다. 일부 언론은 특히 이혼하는 경우를 놓고 ‘중국식 이혼’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문제는 ‘궈우탸오(國五條)’라고 부르는 정책에서 비롯됐다. 국무원 상무회의는 지난 2월 20일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5개항 정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은 지방정부에서도 시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의 경우 독신 남녀는 기존 주택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또 개인이 주택 매매를 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20%나 물리도록 했다. 독신일 경우 신규 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에 대해서 아예 매매 자체를 금지시키자 거짓으로 결혼하거나 서둘러 결혼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무주택자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형식적으로 이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즉 결혼한 부부의 경우 이혼을 하게 되면 한쪽이 무주택자가 되는 점을 노린 것이다. 무주택자의 경우 주택 매입에 제한이 없어질 뿐 아니라 은행 대출이나 첫 납입금에 있어서도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은 주택 매입에 있어서 혜택을 누린 다음에 다시 결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상에서는 이러한 풍조에 대해 ‘새로운 신혼 선서’라는 풍자가 나돈다. “당신은 이 여자와 결혼하기를 원합니까.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에게 충성을 다하세요. 비록 기존 주택을 사고팔기 위해 잠시 이혼하게 될지라도….”
난징(南京)시 민정국은 이에 대해 “하하호호 하면서 이혼 수속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손잡고 간다”고 지적했다. 민정국은 결혼증명서를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신화통신은 최근 이러한 풍조에 대해 “법률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