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美 원조기관 추방”

입력 2013-05-02 18:49

집권 후 줄곧 반미노선을 유지해온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에 대해 정부 전복음모에 가담했다며 추방명령을 내렸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가 과거 대사관처럼 보수 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음모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존 케리 국무장관이 중남미를 ‘미국의 뒤뜰’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에 USAID를 추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남미의 대표적인 강경파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6년 집권 뒤 줄곧 반미노선을 고수했다. 2008년에는 야권의 정부 전복음모를 지원한다며 라파스 주재 미국 대사와 마약단속국(DEA) 요원을 추방했다. 이에 맞서 미국도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했다.

1961년 제정된 해외원조법에 따라 설립된 USAID는 독립 행정기관으로 국무장관의 지침을 받아 세계 각국의 경제개발과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볼리비아에서는 64년부터 활동했다. 국무부는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 명의로 “USAID 요원의 추방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들의 추방으로 고통받는 것은 볼리비아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