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다 건강” 현미 인기몰이

입력 2013-05-02 18:38


김순미(65·여)씨는 아들네가 못마땅하다. 깔깔한 현미밥이 싫지만 건강을 챙기며 현미밥만 먹는 아들 내외는 흰쌀을 아예 집에 들여놓지 않는다. 최근 아들집을 찾은 김씨는 동네 슈퍼에 들러 흰쌀 한 봉지를 샀다. 몸에 좋다면서 우격다짐으로 현미밥을 권유할 아들 내외와 말다툼을 벌이느니 차라리 사들고 간 쌀로 흰밥을 지어 먹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흰쌀 구입량은 줄어들고 현미 구입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2인 이상 가구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농·식품 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가구당 연간 흰쌀 구입량은 58.8㎏으로 2010년에 비해 9.5%나 줄었다. 반면 지난해 현미 구입량은 9.9㎏으로 2010년에 비해 20.7% 증가했다.

현미는 ㎏당 평균 3256원으로 백미(2411원)보다 비싸다. 쌀눈이 떨어지지 않는 현미를 만들려면 연삭식 도정을 해야 하는데 백미를 만드는 방식인 마찰식보다 시간당 도정량이 4∼5배 떨어져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벼의 껍질을 벗겨낸 것을 현미라고 부르는데 현미는 쌀눈, 쌀겨, 배유(백미)로 구성된다. 쌀의 영양성분은 쌀눈에 66%, 쌀겨에 29%, 백미에 5% 분포돼 있다.

특히 현미를 싹 틔운 발아현미에는 고혈압을 예방해주는 GABA(Gamma Amino Butric Acid) 성분이 일반 백미에 비해 10배 더 함유돼 있다. 발아현미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히친산, 이노시톨 성분은 활성산소를 억제시켜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