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성공장 또 불산 누출… 3명 부상

입력 2013-05-02 18:07 수정 2013-05-02 22:29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라인에서 2일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작업인부 3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지난 1월 불산 누출로 5명의 사상자를 낸 지 3개월여 만에 또 같은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경기도 화성경찰서에 따르면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 탱크룸에서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불산 희석액 공급배관 철거작업 중 불산액이 소량 누출됐다. 작업자들이 탱크룸 천장에 달린 불산액 공급배관을 절단하던 중 내부에 남은 농도 50%의 불산 희석액이 작업자들의 내산복 위로 흘러내린 것이다. 당시 현장에는 배관철거 협력업체 성도ENG 직원 최모(46)씨 등 5명이 일하고 있었다.

삼성은 지난 1월 사고로 CCSS룸 내부 불산 A·B탱크 중 B탱크에 고용노동부로부터 ‘사용중지명령’이 내려지자 대체할 C탱크를 설치하고 기존 배관을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사고가 나자 삼성은 자체 소방대를 투입, 10분 만인 오전 11시40분쯤 사고현장 중화작업을 완료하고 최씨 등 부상자 3명을 사내 병원으로 옮겨 응급조치했다. 그러나 삼성은 최씨가 “목이 칼칼하고 손목과 발등에 발진이 나타난다”고 호소해 낮 12시30분쯤 3명을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도록 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최씨 등은 손목과 발목 등에 1도 화상을 입었다”며 “부상 정도는 가벼워 3∼4일 경과를 지켜본 뒤 퇴원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 경기도는 사업장 주변에서 불산 오염도를 간이측정한 결과 0ppm으로 불산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은 사고 발생 3시간여 뒤인 오후 2시40분쯤에야 경기도와 고용부 경기지청 등에 신고해 또다시 늑장신고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번 사고 때 발생 하루 뒤 당국에 신고해 은폐 시비가 있었다.

화성=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