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케네스 배 15년 노동교화형 선고

입력 2013-05-02 18:03 수정 2013-05-03 00:09

북한은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씨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1월 3일 나선시에 관광의 명목으로 입국하였다가 체포된 미국 공민 배준호에 대한 재판이 4월 3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재판소에서 진행됐다”며 “최고재판소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감행한 배준호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배씨에게 예상 밖의 무거운 형량을 선고한 것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배씨를 인질로 미국을 압박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북측 초청으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배씨 석방 교섭을 위해 방북 의사를 국무부에 편지 형식으로 전달했다는 얘기가 나와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궁지에 몰렸으나 그해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미국 여기자 2명과 함께 귀국한 것을 계기로 대화 국면을 조성하기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을 만난 적도 있어 할아버지를 모방하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도 좋은 카드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추가도발 위협을 계속하는 상황인데다 7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미국은 당분간 북한과 대화국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무부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 의사를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밝혔는지 묻는 질문에 “국무부는 모르고 있으며 카터 측에서 밝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