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화신’ 호평 강지환 “연기 후반전 시작해 한 골 넣은 느낌”

입력 2013-05-02 17:37

“영화의 경우 저의 대표작이라 부를 만한 작품들이 꽤 있죠. ‘7급 공무원’ ‘영화는 영화다’…. 하지만 드라마는 없었어요. 그런데 이젠 제게도 드라마 대표작이 생긴 거 같아요.”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36·사진)의 얼굴엔 미소가 만연했다.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짐작이 됐다. 그가 출연한 SBS 주말극 ‘돈의 화신’은 최고 시청률 16.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달 21일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강지환의 연기를 두고 방영 내내 호평이 이어졌다. 그는 비리 검사에서 정의의 사도로 변신하는 이차돈 역을 열연했다. 코믹한 장면에선 확실히 망가졌고 진중한 상황에선 안정적인 연기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인터넷에 제 연기에 좋은 평가를 하는 댓글이 많았는데, 그런 글들 보면서 피로를 풀었어요. 정말 열심히 작품에 임했거든요. 제 노력이 인정을 받는 거 같아 댓글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강지환은 ‘돈의 화신’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드라마가 가진 ‘스토리의 힘’이 주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내 드라마 중 오랜만에 나온 이야기의 힘이 강한 작품이었던 거 같아요. 어떤 분들은 ‘한국형 미드(미국 드라마)’라는 칭찬까지 해주시더라고요.”

2003년 시트콤 ‘논스톱4’(MBC)로 데뷔한 강지환은 그간 영화 및 드라마 약 20편에 출연했다. 코믹 멜로 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도전했다. 현재 그는 또래 배우 가운데 연기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배우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돈의 화신’은 강지환이 ‘내게 거짓말을 해봐’(SBS) 이후 2년 만에 선택한 브라운관 복귀작이었다. 지난해 그는 이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 분쟁에 휘말리면서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저를 둘러싸고 한동안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죠. 그래서 ‘돈의 화신’이 제겐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축구로 따지면 후반전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었거든요. 그런데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한 골을 넣은, 그런 성취감을 요즘 느끼고 있어요.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차기작으로 그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선택할 생각이다. 강지환은 “(내가 출연한 최근 영화) ‘7급 공무원’ ‘차형사’ 등이 코미디 성향이 강했던 만큼 이제는 정통 액션이나 분위기가 무거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