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따라 갯벌 간 꽃비, 신기한 생물들 만나는데…

입력 2013-05-02 17:17


달의 정원/글 최선영·그림 유승배/어린이동화

높이뛰기 선수 비단짱뚱어, 말똥냄새 나는 붉은말똥게, 진흙집 짓는 농게….

갯벌에서 사는 생물들이다. 생물 도감에서 친절하게 이들의 생태계를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생물이나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푹 빠져들기가 쉽지 않다. ‘달의 정원’은 이들 생물을 등장인물로 내세웠다. 그들이 사람처럼 웃고 슬퍼하고 화를 낸다.

무대는 전남 순천만의 갯벌. 도시에서 사는 초등학교 3학년 꽃비는 할아버지가 계신 순천만에 놀러간다. 할아버지가 일하는 뻘밭에 간 꽃비는 어느 날 갯벌용 썰매인 널배를 탄 뒤 이상한 경험을 한다. 몸이 두둥실 뜨는 것 같더니 이상한 세계에 떨어진 게 아닌가. 몸은 갯벌 생물처럼 작아져 눈이 안테나처럼 생긴 농게의 등을 타고 수초 사이를 누비는 경험도 한다.

달이 1년 중 가장 밝고 둥글게 뜨는 날, 꽃비는 갯벌 생물들의 달놀이 잔치에 참여한다. 갯벌 친구들에게 가장 신나는 이날은 갯벌의 포식자 대갱이에게는 포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들은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농게는 공처럼 생긴 눈 아래 자루가 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칠게는 앞다리로 야금야금 진흙을 뜯어서 집을 짓고, 펄털콩게는 굴뚝 같이 긴 탑을 쌓는다는 과학정보를 절로 알게 된다. 동화 본연의 가치에 충실하면서도 생태 환경에 관한 정보를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낸 게 책의 매력이다.

책은 올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소개된 4D 주제영상 ‘달의 정원’을 장편동화로 낸 것이다. 인기 애니메이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유승배 미술감독이 동화용으로 특별히 그린 그림과 최선영 작가의 생동감 있는 글이 만났다. 초등 3학년 이상.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