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본질에서 나오는 능력

입력 2013-05-02 17:20


여호수아 6장 1~21절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할 때 첫 관문은 여리고성이었습니다. 여리고 정복은 가나안 입국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서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나님의 지시대로 매일 한 번씩 성을 엿새 동안 돌고, 일곱째 날 일곱 번 돌고 함성을 지르자 성이 무너지면서 이 성을 정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할 싸움 한번 하지 않고 성을 정복했으니 누가 봐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오늘날 같이 종군 기자들이 와 있었다면 이스라엘의 총사령관인 여호수아에게 “어떻게 여리고성을 이처럼 쉽게 정복할 수 있었습니까?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라며 물었을 것입니다. 이때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믿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했다는 것으로 본질에 충실했다는 뜻입니다. 여리고성 정복의 본질이 칠일 동안 돌았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칠일 동안 돌고 함성을 질렀더니 무너졌다.” 이것이 본질이 아닙니다.

여리고성 정복의 본질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이미 하나님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주었으니”라고 했습니다(수 6:2). 칠일 동안 성을 돌고 함성을 질렀다는 방법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방법이 좋아서가 아니라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성을 빙빙 도는 것이 본질이라면 가나안의 성들을 정복할 때마다 성을 돌아야 합니다. 그냥 어느 성이든지 빙빙 돌다가 함성을 지르면 무너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여리고성 외에는 돈 적이 없습니다.

방법이 본질에 앞설 수 없습니다. 본질이 먼저고 방법은 나중입니다. 본질은 변할 수 없지만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달라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닌 본질입니다. 사람들은 방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일에 좋은 성과가 나면 “방법이 뭐냐”고 묻습니다. 한국교회가 성장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들은 성장의 비법을 전수 받기 위해 각종 세미나에 몰려듭니다. 한국교회가 침체기에 빠진 것이 기발한 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해서일까요? 교회 성장을 위한 수많은 방법들이 개발되었고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목회자들이 더 좋은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이 시대 죄악의 여리고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복음의 능력이 방법에서 나올까요? 능력은 본질에서 나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이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교회가 본질에서 너무 멀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교회의 본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시급히 찾아야 할 본질은 복음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여리고성 정복을 위한 하나님의 방법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이해가 되든 안 되든 순종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다행히도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그러자 성이 무너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의 약속하신 말씀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방법은 세상 방법에 비해 어리석게 보일 수 있습니다. 느리고 더디게 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교회를 살리는 능력은 방법이 아니라 본질에서 나온다고 하나님께서 여리고성의 무너짐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오세준 목사(서울 새누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