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정의승 (15) ‘바다’ 향한 평생의 기도에 늘 응답해주신 주님
입력 2013-05-02 17:22
1997년 7월 4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연구소 개소를 기념한 첫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해양수산부장관이 격려사를 해주셨고 10명의 전문가들이 발표했다. 22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의 해양문제’라는 주제 하에 ‘한국의 해운문제’ ‘신해양법시대 한반도 주변의 해양문제’ ‘주변국의 해양전략과 한국 해양력의 발전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국내 언론들이 집중적으로 조명, 일반 대중들에게 연구소의 존재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이후 연구소는 하나님의 은혜 아래 체계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지금은 20여명의 비상근 선임연구위원들이 해양전략, 해군전력, 국가안보, 해양법, 해양역사 등 5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소는 국제 및 국내 학술대회, 전문가 워크숍, 손원일 포럼, KIMS 모닝포럼, 학술지 및 학술총서 발행, 해양사상을 고취시키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전국 대학생 및 대학원생 대상 해양학술논문 공모 행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소식지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에서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와 공동으로 ‘안보환경 변화와 북한의 군사위협’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고, 지난 3월에는 천안함 폭침 3주기를 맞이해 해병대전략연구소 및 한국군사문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국내안보세미나를 개최했다.
역대상 4장 10절은 ‘야베스의 기도’로 잘 알려져 있다. 야베스는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기도 그대로 야베스의 지경을 넓히셨다. 참으로 위로 올라간 기도는 반드시 응답으로 땅으로 내려온다. 돌이켜보니 내 인생은 그런 경험의 연속이었다. 이와 같이 연구소의 지경은 갈수록 넓어갔다. 이제 활동영역을 전 세계로 넓혀가기 위해 세계 유수의 기관들과 각종 학술활동을 공동으로 주최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해양정책연구소인 콜벳센터, 미국의 해군분석센터(CNA), 호주의 해양력센터(SPC)와는 MOU를 체결,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고,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의 학자들을 초빙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재산을 연구소 발전을 위해 기부해왔다. 여기에는 내가 살던 집터도 포함돼 있다. 지금 연구소 건물은 우리 집터 위에 세워진 것이다. 20여년 전 독일의 비행기 안에서 꿈꿨던 소망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다시 한번 좋으신 하나님께서 손을 꼭 잡고 인도해 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3면이 바다이고 북으로는 휴전선에 가로막혀 실질적으로는 섬나라와 같은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국운이 융성해 자자손손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바다를 잘 활용해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한국해양전략연구소가 다방면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기를 기도하고 있다. 장차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을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연구소가 되기를 매일 아침 좋으신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다.
연구소를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분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감사를 드리고 싶다. 초창기 고문으로 위촉된 이맹기 전 해군참모총장,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 민병천 서경대학 총장, 그리고 정진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사회생활 및 인생의 경험이 많았던 그분들의 도움 덕분에 연구소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되돌아보니 감사가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리=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