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짜고 아버지 돈 훔친 고교중퇴생, 아버지가 설치한 CCTV에 덜미

입력 2013-05-02 11:53

[쿠키 사회] 친구와 짜고 집에 도둑이 든 것처럼 꾸며 아버지 돈을 훔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남원에 사는 A군(17)은 최근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무료한 날들을 보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이 미워 용돈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A군은 아버지가 방안 장판 밑에 돈을 숨겨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A군은 친구 B군에게 “우리 집 장판 밑에 수표가 있는데 창문을 열어 놓을 테니 도둑이 훔쳐간 것처럼 하자”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범행을 상의했다.

지난달 25일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낀 B군은 A군이 열어두었던 창문을 통해 들어가 100만원 짜리 수표 2장을 훔쳐 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이 꿈꾼 완전 범죄는 아버지가 설치해 둔 폐쇄회로(CC)TV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

경찰은 녹화 영상을 통해 B군이 1분도 안돼 장판 속에서 돈을 꺼내는 것과 수표를 은행에 입금하는 장면을 확인, 이들을 붙잡았다.

A군은 경찰에서 “용돈으로 쓰려고 돈을 훔쳤다. 아버지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범행 사실이 드러날 것을 걱정해 훔친 돈 중 26만원만 사용했다.

남원경찰서는 2일 B군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반면 A군은 친아버지의 돈을 훔쳤기 때문에 친족상도례(직계혈족 형면제)에 따라 처벌을 받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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