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노동자들이 1일 노동절을 맞아 다시 길거리에 나섰다. 그들을 분노케 한 것은 긴축정책으로 실업으로 내몰려야 하는 현실과 자본가의 욕심으로 열악해지는 근로환경이었다.
지난 24일 옷공장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났던 방글라데시에서는 이날 노동자들이 대나무를 하나씩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처음으로 노동절 시위가 열린 수도 다카에서는 2만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공장주 처벌과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들은 “살인자 공장주를 처형하라”는 구호가 적힌 붉은 천막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참사 관련자들에 대한 엄벌을 약속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분노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미사에서 방글라데시 사태를 언급하며 “정당한 임금을 주지 않고 개인적 이익만 추구하는 행위는 하나님의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재정위기를 막기 위해 긴축이 강요되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에서도 노조 연합 주최로 대규모 노동절 집회가 이어졌다. 전국 규모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최근의 정부 정책이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긴축정책에 대한 철회와 고용 안정성 보장을 촉구했다.
일본 노동계도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열고 일반 노동자들은 ‘아베노믹스’로부터 소외돼 있다고 주장하며 임금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 주최로 도쿄 요요기 공원에서 열린 중앙 노동절 행사에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고용 안정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절 선언이 채택됐다.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연합은 노동절을 기념해 하루 동안 총파업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은 이날 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대도시에서 임금체계 개선과 외주 용역 중단, 노동조합 보호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인도네시아 노동계는 내년부터 노동절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한 정부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이는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긴축… 자본가 탐욕… 분노의 노동절
입력 2013-05-01 19:04 수정 2013-05-02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