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브랜드 수돗물 경쟁 ‘쪽박’
입력 2013-05-01 19:02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병입 수돗물 판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맛있는 수돗물’을 표방하며 시작된 브랜드 수돗물 사업이 제 살 깎기 경쟁 속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 모습이다. 최근에는 저렴한 미네랄워터에 밀려 향후 사업 전망마저도 불투명해졌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들은 수익성 악화로 브랜드 수돗물 사업을 접었고, 나머지 지자체들도 지역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사업을 계속하고는 있지만 고민만 늘고 있다.
1989년 수도 부설 100주년을 맞아 수돗물 캔을 발매했던 하코다테(函館)시는 지난달 병입 수돗물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시 수도협회 담당자는 “최근 대기업의 물 제품과 해외 천연수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브랜드 수돗물을 선보인 삿포로(札幌)시는 가격 인하를 승부수로 띄웠다. 시 수도국은 올해 들어 24개들이 한 상자 가격을 2000엔(약 2만2000원)에서 1440엔(약 1만6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한때 최대 판매량이 24만병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약 11만5000병 정도만 팔릴 정도로 판로가 막힌 데 따른 고육책이다.
최근 4년간 판매량이 반 토막 난 오타루(小樽)시는 관광 이벤트 등을 통한 판촉 확대로 전략을 선회했고, 아사히카와(旭川)시도 ‘눈의 물방울’이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물병 디자인까지 바꿨다.
이런 실정을 놓고 일본 수도협회는 “지자체의 수돗물 판매는 지역 홍보가 주된 목적이지만 수익구조 없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수돗물의 이용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병입 수돗물 사업은 미래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