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민주당 대체 제1야당”
입력 2013-05-01 18:47 수정 2013-05-01 22:08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설이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안 의원 측이 구상하는 신당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중간지대에서 활동하는 ‘제3의 정당’이기보다는 사실상 기존의 제1야당 역할을 빼앗는 ‘민주당 대체야당’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향후 민주당과 야권의 적자(嫡子) 자리를 놓고 정면승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의 대선 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한 인사는 1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안 의원의 신당 구상이 현재까지 대략 두 방향으로 압축된 상태”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당초 안 의원 측에서 우선 고려한 것은 새누리당 및 민주당과 공존하는 제3의 정당이었다. 여권의 합리적 보수와 야권의 실용적 진보 세력을 규합해 집권당과 제1야당 사이의 중간지대 신당을 만드는 구상이다.
하지만 여야 양당이 굳건한 상황에서 중간지대 정당으로 넘어오기가 쉽지 않고, 자칫 제3당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어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예 기존 민주당을 대체하는 새로운 제1야당 건설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인사는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기대치에 점점 더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더 나은 제1야당’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안 의원 내부모임에서 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의 이런 구상은 10월 재·보궐선거 때 호남에서 민주당과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는 캠프 내부 목소리와도 맞닿아 있다. 민주당의 텃밭에서 이기는 것으로 제1야당 위상을 빼앗아오는 변곡점으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전날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라디오에서 “안 의원이 광주에서 첫출발하겠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정치개혁이 아니라 지역정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도 안 의원 측의 ‘제1야당 대체신당론’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안 의원은 그러나 민주당의 경계하는 시선 때문인 듯 국회에서 기자들이 구체적인 신당 창당 계획을 묻자 “그것은 진도가 너무 나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북 남원·순창이 지역구인 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이 언론에 ‘신당 합류’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선 “아직 강 의원과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인사 및 상임위 배정 문제 협의차 강창희 국회의장과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를 차례로 예방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조만간 찾기로 했다. 안 의원은 교육, 벤처, 의료 관련 분야 상임위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