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한국을 아시아 허브국가로 선호하는 이유는 한국이 ‘기술·인재·기업 경쟁력’이라는 3박자를 두루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을 거점으로 삼은 기업들이 세계경제를 호령하는 독일과 미국의 최고기업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올해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 글로벌·아시아 본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사례는 3건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1일 “세계적인 기업들이 최첨단 사업기지로 한국을 택해 몰려드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한국이 시장이 좁고 북한 리스크 등의 악조건이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 컨트롤타워로 한국을 택한 것은 우리의 기술력과 위상을 인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독일의 전기·전자·에너지기업인 지멘스는 최근 발전엔지니어링 부문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한국에 두기로 하고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에 설치하는 본부는 아태 지역과 중동 지역의 발전소 설비 공급 등의 사업을 총괄한다.
지멘스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발전엔지니어링 부문의 지역 본부를 두는 것은 미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지멘스가 한국의 경쟁력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멘스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태 본부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독일의 화학기업 바스프도 전자소재 사업의 아태 본부를 서울에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스프는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도 한국에 세울 계획이다. 한국에서 전자소재 개발과 아태 지역 마케팅, 영업이 모두 이뤄지는 것이다. 바스프는 한국 본부를 통해 삼성전자·LG전자 등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의 GE도 미래 성장동력인 조선해양사업의 글로벌 본부 거점으로 한국을 택했다.
GE가 미국 외 국가에 본부를 설립한 것은 2011년 호주에 광산사업 관련 본부를 세운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GE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사업부문의 해외 본부를 설립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GE는 조선해양 관련 생산시설과 R&D센터까지 한국에 설립하기로 잠정 확정하고 장소·투자 규모 등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국에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기업들의 높은 기술경쟁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멘스, 바스프, GE가 한국을 거점으로 삼은 사업 분야는 발전·전자소재·조선해양이다. 이들 분야는 한국 기업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 협력을 강화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인재들도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R&D센터를 세우는 이유는 기술력을 갖춘 인재들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더 많은 외국기업들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매력적인 인센티브와 제도 개선 등 후속 조치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다국적기업들 “한국엔 多 있다”… 亞·太본부 속속 한국행
입력 2013-05-01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