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한 녀’ 주인공 오현경 “위험하지만 새로운 시도… 그 매력에 푹∼ 빠졌죠”

입력 2013-05-01 17:43


탤런트 오현경(43·사진)의 최근작 면면을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현경은 2007년 주말극 ‘조강지처클럽’(SBS)을 통해 배우로서 재조명받기 시작하더니 2009년엔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MBC)에 출연했다. 지난해엔 사극 ‘대풍수’(SBS)에서 열연을 펼쳤다. 그가 사극에 출연한 건 ‘대풍수’가 처음이었다.

케이블 채널 tvN이 매주 목요일 밤 11시 방영하는 드라마 ‘우와한 녀’ 역시 오현경에겐 일종의 도전이다. 작품은 기존 드라마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생방송 코미디쇼 ‘SNL 코리아’(tvN)의 드라마 버전으로 통할 만큼 ‘우와한 녀’는 드라마와 코미디, 그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최근 서울 쌍림동 한 카페에서 오현경을 인터뷰했다. 그는 ‘우와한 녀’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배우가 내 나이 정도 됐을 때 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라고 답했다.

“우선 안전한 길을 택할 수 있겠죠. 주인공 엄마 역할처럼 조연 역할에 만족하는 거죠. 반면 둘째는 위험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거예요. 전 후자예요. 시트콤, 사극 등을 차례로 경험하면서 연기에 대한 욕심이 강해지더라고요. ‘우와한 녀’ 역시 제겐 기가 막힌 작품이었거든요(웃음).”

오현경이 ‘기가 막힌 작품’이라고 밝힐 만큼 이 드라마엔 이색적인 구석이 많다. 작품은 ‘쇼윈도 부부’(외부 시선을 의식해 겉으로만 행복한 ‘잉꼬 부부’인 척하는 부부)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다루는데, 자극적인 설정이나 아슬아슬한 ‘19금(禁) 유머’가 자주 등장한다. 제작진은 홈페이지를 통해 “권선징악 메시지에 애쓰지 않는, 노골적인 본격 막장 드라마”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엔 대놓고 ‘막장’을 표방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위선과 가식을 드러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오현경의 극중 역할은 ‘가식 덩어리’ 톱 여배우 조아라 역이다. 그의 남편은 국민적 사랑을 받는 아나운서이지만 뻔뻔한 태도로 외도를 하며, 아들은 못 말리는 사고뭉치다.

“겉으로는 우아하게 살지만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위선적인 부분이 많잖아요? 그런 걸 에둘러 꼬집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8일 첫 방송돼) 아직 2회밖에 방영이 안 됐지만, 끝날 때쯤엔 행복이 무엇인지,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지 곱씹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거예요.”

오현경은 1989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되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중견 배우다. 그는 “클로즈업 장면에선 주름이 보일까봐 걱정된다” “상큼한 젊은 여배우들을 보면 자극을 받는다”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여배우로서 나이를 먹는 게 두렵진 않다고 했다.

“준비만 꾸준히 한다면 나이가 들어도 배우로서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영애 선배님이나 고두심 선배님 보면 대사 한마디를 내뱉어도 그 속에 삶이 묻어 있잖아요? 저도 나이가 들면 언젠가 그런 연기를 보여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