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직장인 “유일한 해방구 SNS도 피곤해”
입력 2013-04-30 18:13
직장인 이모(30)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친구들과 만난 일을 올렸다가 회사에서 곤혹을 치렀다. 몸이 아파서 병가를 냈는데 전날 저녁에 친구들과 어울려 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놨기 때문이다. 이씨는 “정말 몸이 아파 병가를 냈다”고 했지만 직장 상사와 동료들은 ‘꾀병’이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직장인 김은영(29·여)씨는 최근 회의 시간에 회사 대표가 “페이스북 친구를 맺자”고 제안하자 단칼에 거절했다. “사무실 사람들과는 친구 안 한다”고 어색한 웃음으로 상황을 넘겼다. 김씨는 “회사에서 안 좋은 일 있을 때 푸념하는 유일한 해방구인데 회사 사람들과 엮일 순 없다”고 말했다.
기업 내에서 페이스북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자기 정보를 노출하게 된다고 우려하는 이용자가 많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30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회관계 형성 메커니즘 비교’ 보고서에서 한국인은 정보획득이 목적인 트위터보다 교류·표현을 위해 사용하는 페이스북을 더 피로해한다고 밝혔다.
KISDI가 국내 13∼49세 SNS 이용자 18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트위터 이용자보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이 내 개인적 이야기를 알게 될까 두렵다’는 항목에 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프라이버시 노출을 꺼리는 심리가 페이스북에 대한 피로도를 높인 것이다.
SNS 피로감은 너무 많은 관계·정보가 주는 부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과몰입, 사회적 인정·평가에 민감해하는 영향력 중독 등을 의미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