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러시아 밀착… 긴장하는 중국

입력 2013-04-30 19:08

러시아를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러시아와 평화조약 문제는 물론 외교·국방장관 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 외교성과를 거두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일본의 외교행보가 생각보다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30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은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 목적이 중국 포위론의 연장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동북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해 가고 있는 중국을 또 다른 강국인 러시아를 통해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본은 이미 러시아를 끌어들이기 위해 당근 제공을 약속했다. 이례적으로 120여명에 달하는 일본 경제인이 러시아 방문에 수행해 경협 관련 논의를 활발히 했다. 러시아의 손꼽히는 곡창지대지만 휴경지인 아무르강 유역에 일본 기업의 투자 확대와 함께 농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러시아 극동지역은 소련 붕괴 이전인 1990년대에 비해 인구가 20%나 감소하는 등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극동개발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중국은 ‘북극곰’의 출현으로 자국의 영향력이 감소되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것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1월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 3국 순방으로 중국 견제 의도를 노골화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에는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등 ‘중국위협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일본의 공격적 행보의 배후에 중국은 미국이 있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공세적 외교에 밀리지 않기 위해 동남아 국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외교전략을 펴고 있다. 당장 왕이 외교부장은 30일부터 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국을 순방한다. 중국은 이들 국가와 무역 및 투자 확대, 국제문제 공조 강화 등 ‘중국위협론’을 불식시킬 선물보따리를 잔뜩 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