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853억짜리 월미은하레일!…시운전중에도 멈춰
입력 2013-04-30 20:13
[쿠키 사회] 준공된 지 3년이 다 되도록 개통을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인천 월미은하레일이 시운전 도중 열차가 레일 위에 멈춰 서는 등 안전상 문제점을 또 노출했다. 853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 관계자와 취재진 등 40여명은 30일 은하레일 2량짜리 차량 2대에 20여명씩 나눠 타고 전 구간 6.1㎞를 운행하는 시승식을 가졌다.
◇시운전 도중 또 멈춰=무인방식으로 운행되는 1001호 은하레일은 오전 10시18분 월미산 앞 월미공원역을 출발해 월미문화의거리역, 월미박물관역을 지났다. 이전 시운전에서도 여러 차례 이상이 발견돼 불안했던 은하레일은 출발 22분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월미공원역을 거쳐 월미은하역을 향해 가던 중 역 50m쯤 못 미친 지점에서 비상제동장치가 작동돼 멈춰 섰다.
돌발 상황에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들은 본부에 상황을 보고한 뒤 수동방식으로 전환해 차량을 움직였다. 교통공사 측은 차량이 움직이자 다시 무인운전 방식으로 전환해 시발역까지 시험운전을 마무리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비상제동은 열차 운행 때 지상에서 주는 거리정보와 열차 스스로 위치를 계측한 것이 서로 다를 때 멈추는 기능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경우 승무원을 탑승시키겠다”고 말했다.
오르내리막 구간 등이 이어진 전 구간 운행에는 30여분이 걸렸다. 곡선구간 운행은 시속 6~10㎞, 직선구간은 시속 20㎞를 유지했고, 평균속도는 시속 15㎞ 정도였다.
시운전에서는 다른 문제도 드러났다. 반대 노선으로 같은 레일을 순회한 다른 은하레일은 단선구간에서 흔들림과 소음 등 불안한 징후를 나타냈다. 월미박물관역을 앞둔 상황에 차량이 기준 구간에서 70㎝가량 못 미쳐 정차했다. 관제실의 자동시스템이 이 사실을 인지해 차량은 1분 뒤 정확한 정차구간 안으로 옮겨졌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시승행사를 마친 뒤 “시공사에서 보강을 완료했다고 하지만 확인 검증해보니 추가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발견됐다”며 “전문기관에 의뢰한 안전성 검증 용역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운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승객 안전 확보가 운행 여부 결정=월미은하레일은 2010년 6월 준공됐다. 하지만 시운전 과정에서 안내륜(輪)이 파괴돼 준공을 미루고 보강작업을 해 왔다. 파괴된 안내륜 축을 직경 35㎜짜리에서 50㎜짜리로 교체해 안전성을 보완한 뒤 철도기술연구원에 안전성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결과는 5월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검증 결과 미흡한 점이 없을 경우엔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시스템 보강 뒤 다시 안전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럴 경우 정식 개통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을 비롯해 일부에서는 “관광용으로 모노레일을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개통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교통공사는 “시공사에게 관광용이라고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시민 안전이 확실할 경우 월미은하레일을 고쳐서 쓰겠다는 입장이다.
허종식 시 대변인은 “승객들마다 ‘불안하다’고 하는 상황에서 개통 여부를 정치적으로 풀 수는 없다”며 “전문기관의 용역결과 부실시공으로 결론이 나면 853억원을 쓰도록 결정한 관계자들을 비롯한 모든 결정자들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