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개혁교회대회 준비위원장 김영우 목사] “우리의 ‘영적 저력’ 전세계에 보여 주겠다”

입력 2013-04-30 18:20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세계개혁교회대회를 개최하라고 기회를 주신 건 분명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세계의 영적 흐름이 종교자유주의, 혼합주의로 잘못 향하고 있는데 이를 끊고 말씀의 권위, 순수 복음으로 돌아가도록 이끌라는 엄중한 명령이 있다고 봐요.”

세계개혁교회대회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총신대 재단이사장 김영우(충남 서천읍교회) 목사는 30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의 영적 의미가 개혁 신앙의 가이드라인 제시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의 의의는 이스라엘 민족이 유월절을 지켰듯, 한국 신학자와 서구 신학자가 한자리에 모여 개혁주의 신학과 역사를 확인한다는 데 있습니다. 교회와 신학교는 점차 시대정신을 반영한다고 하면서 성경이라는 분명한 기준 외의 것을 자꾸만 참고하려 해요. 그러다 보니 합리성과 다양성을 앞세운 포스트모더니즘이 교회 안으로 거세게 밀려들고 있습니다. 기존의 권위를 해체하다 보니 목회자의 영적 권위는 물론 예수구원이라는 절대 진리마저 흔들리고 있어요.”

그는 “한국에서도 권위가 무너지고 허무주의와 상대주의가 활개를 치면서 그 물결이 교회에 밀려들고 있다”면서 “그리스도 외에도 다른 구원이 있다고 주장하는 시대상황에 맞서 한국과 서구 교회가 공동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만일 분배 평등 참여를 중요시하는 진보적·이성적 교회로만 나아갔다면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보수교회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절대가치가 붕괴되는 시대상황 속에서 성경이라는 표준, 방향을 분명하게 지켰기에 오늘의 부흥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절대가치가 붕괴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서 한국의 실천신학과 서구의 이론신학이 만날 때 정체성 회복은 물론 세계선교의 바른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교회가 지닌 영적 강점을 세계 개혁교회 지도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교회가 전수해준 개혁신앙이 한국에 잘 정착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영역에서 발전한 사실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19세기까지만 해도 기독교는 유럽과 북미 등 주로 백인사회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 19세기 말 한반도에 떨어진 복음의 씨앗이 120여년 만에 서구교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꽃을 피웠습니다. 한국교회는 정말 선교와 섬김, 신앙열정 등 실천신학적인 면에서 서구교회에 뒤떨어지지 않는 강점을 지녔어요. 한국 신학자들이 나서서 그 비결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김 목사는 이번 대회에서 서구교회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중국교회의 미래를 고민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1억명 이상의 크리스천이 있는 중국교회도 조만간 한국교회처럼 다양한 교파로 발전할 것”이라며 “세계 최대의 신학교인 총신대가 부설 기관을 세워 중국선교에 뜻을 둔 서구교회 은퇴 신학자들을 초빙해 한국교회의 앞선 실천신학과 서구교회의 이론신학을 함께 교육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