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전하는 사람들은 침략자’ 깊은 반감… 한국 교회, 우선 구제 사역에 치중

입력 2013-04-30 17:27

북미 원주민들은 미전도종족보다 더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이유로 ‘오(誤)전도종족’이라 불린다. 이들은 식민지 정책에 의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았을 뿐 아니라 고유의 문화를 말살 당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랑의 하나님을 알기 전에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침략자’라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원주민 선교를 위해선 이들의 역사와 문화를 먼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이들을 가리키는 원주민(Aboriginal)이라는 말보다 인디언(Indian)이라는 호칭에 더 익숙하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동양의 인도 일부로 착각해 에스파냐어로 인도인이라는 뜻의 인디오(Indio)라고 이 지역 토착민을 부른 데서 인디언이라는 말이 유래됐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원주민이라고 부르는 게 옳다고 지적한다.

실제 인도인과 구별하기 위해 ‘아메리카 인디언’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지만 원주민들의 험난한 삶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원주민 상당수는 식민지 개척 과정에서 희생됐고 이후 정부당국의 보호 정책에 따라 재정 복지 지원 등이 있었으나, 근본 대책은 마련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도시로 나온 원주민들이 직장을 얻지 못해 방황하다가 술과 마약으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교회의 북미 원주민 선교는 캐나다 원주민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로 단기 선교팀이 보호 구역 원주민들을 접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원주민들의 기독교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때문에 열매는 쉽게 맺어지지 않는다. 도시에서 정착하지 못하는 원주민들을 품기 위한 ‘구제 사역’도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30일 원주민선교연합회 등에 따르면 캐나다 원주민 보호구역은 2400여개다. 캐나다에 사는 원주민은 110만여명이며 이중 30%는 원주민 보호구역, 20%는 다른 시골 지역, 50%는 도시로 나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1997년부터 캐나다 원주민 선교에 헌신한 김동승(63) 선교사는 “북미 땅은 선교지가 아니라는 선입견을 먼저 버려야 이 지역에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