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채널 막힌 남북] 43명 근로자 귀환 “공단에 남은 물건 많은데…”
입력 2013-04-30 00:27
43명의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29일 자정을 넘겨서야 42대의 차량을 타고 남쪽에 발을 디뎠다. 개성공단 직원들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당초 개성공단에 남은 남측 근로자 전원이 입경하기로 한 시간은 오후 5시였다. 하지만 귀환이 늦어지자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대기하던 입주기업 대표들과 직원들은 갑작스런 입경 지연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밤늦게 귀환하는 차량에는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완제품들이 가득 실렸다. 차량 위까지 물품 박스를 실고 노끈으로 동여맨 차량들이 줄지어 출입사무소를 빠져나왔다. 늦은 시간까지 50여명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과 200여명의 취재진은 CIQ를 지키며 입경하는 직원들을 기다렸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상대로 일해 왔던 터라 국내에서 사업을 이어갈 수도 없다”며 “보험 혜택을 받을 길도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한 의류업체 직원도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 때문에 답답하다”며 “7명이 남았다고 하지만 사실상 잠정 폐쇄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개성공단을 지키다 입경한 직원들은 개성공단위원회 인력과 전기·통신 등 관련 시설 근무자였다. 대부분의 관련 인력이 개성공단을 빠져나오면서 공단 내 전기·통신 시설 등은 당분간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한 의류업체 한 직원은 “최대한 짐을 많이 가지고 나오려다 이를 저지하는 북측과 시간을 끌면서 시간이 지연됐다고 들었다”며 “긴 협의 끝에 겨우 짐 일부를 챙겨 나왔지만 공단 내에 남은 물품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다시 출입경이 허용되더라도 가동 중단 시일이 길어지면 공장이 원상 복귀되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공장 전면 폐쇄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에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