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호황에 이발소 쇠퇴… 양극화 심화
입력 2013-04-29 21:43
“미용실은 갈수록 넘쳐 나는데 이발소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충북지역 미용실은 호황을 누리는 반면 이발소는 쇠퇴하는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충북도가 29일 발표한 도내 이·미용업소 현황 분석에 따르면 미용업소는 올해 3월 기준 3234곳이었다. 2009년 2593곳에 비해 641곳이 늘었다.
이발소로 불리는 이용업소는 현재 658곳으로 미용업소의 20% 수준이다. 이발소는 2009년 757곳에서, 2010년 746곳, 2011년 719곳, 2012년 692곳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무려 99개가 문을 닫았다. 올 들어 3월까지 미용업소는 지난해보다 49곳이 늘었으나, 이용업소는 34곳이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이발소를 선호하던 남성들이 미용실로 옮겨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용실은 최신 커트를 비롯해 파마, 염색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 연출이 가능하고 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깔끔한 인테리어와 쾌적한 실내 분위기 등으로 고객만족도가 높은 데다 영업시간이 길고 대부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번창할 수밖에 없다.
이발소가 거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건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미용업계를 따라잡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발소도 있지만 주로 단골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겨우 유지하는 실정이어서 신규 고객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미용실이 급증하면서 헤어디자인이나 네일아트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아뜰리에뷰티아카데미 청주점 오현정(26) 실장은 “헤어와 네일아트 수강생들이 전년보다 30% 정도 증가한 것 같다”며 “금남(禁男) 구역으로 통하던 미용실이 헤어샵으로 명칭을 바꿨고 남성 헤어디자이너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도 공중위생관리팀 오성록 주무관은 “미용산업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미용실 업종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설 정도로 과열된 상황이며 과거 유행했던 이발소는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면서 “미용기술 자격 취득에 관심을 보이는 인력의 수요와 공급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