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내 “시리아 사태 적극 개입하라” 목소리
입력 2013-04-29 19:04
미국 정부가 최근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식 확인하면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중심으로 시리아 사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리아 반군에 비살상 무기를 제공하면서도 적극 개입을 자제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공화당 의원들의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인 린지 그래함은 28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에 손을 놓고 있으면 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이란에 맞서 우리도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핵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이란에 우리는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도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썼든 안 썼든 상관없이 반군에 대한 지원을 증강해야 한다”며 “크루즈 미사일과 패트리엇 미사일로 사태에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이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상군 투입은 배제하되 공대공 미사일 사용 등으로 내전 개입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같은 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 사용을 정부군에 지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군을 이탈해 망명한 육군 장성 자히르 알 사키트는 중동 위성방송 알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하우란 서남부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화학무기 사용 명령을 받았었다”면서도 “이를 따르지 않고 화학무기를 무해한 물로 바꿔치기했다”고 설명했다. 사키트 장군은 “내가 모든 화학무기를 땅에 묻으라는 지시를 내렸고, 정확한 위치까지 지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지난 25일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일제히 제기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리아 정부가 실제로 미국이 군사개입을 할지 떠보기 위해 미량의 화학가스를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