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통신 혁명’ 오나… 2달러 휴대전화 심카드 판매 이벤트

입력 2013-04-29 19:04 수정 2013-04-29 22:22

2달러에 불과한 저렴한 휴대전화 심(SIM)카드가 미얀마의 통신혁명을 가져올 전망이다.

턱없이 비싼 가격에 심카드를 팔았던 미얀마 정부는 최근 시가의 100분의 1에 불과한 2달러에 심카드를 팔기 시작했다. 추첨을 통해 당첨자만 저렴한 심카드를 살 수 있는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국영 우정통신사(MPT)는 이벤트를 위해 심카드 35만개를 확보했으며, 한 달 데이터 사용료도 특전으로 제공했다. 확 낮춰진 가격만큼 미얀마 휴대전화 사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이자 사회주의 국가였던 미얀마에서 이번 이벤트는 통신 혁명으로 향하는 첫 번째 시도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5∼10년 전 미얀마 독재 군사정부는 심카드 하나에 7000달러라는 고가 진입 장벽으로 이용자들의 통신 자유를 막았다. 현재도 심카드 가격은 보통 200달러를 상회한다.

미얀마 정부는 또 오는 6월 27일 다국적 기업 두 곳에 15년치 신규 통신 면허를 발급할 계획이다. 최초의 민간 통신사가 개설되는 셈이다. 현재 미얀마의 통신사는 국영 MPT, 정부·민간 합작회사 야타나르폰텔레포트 등 2개뿐이다. 미얀마의 통신산업 발전 가능성은 밝은 편이다. 세계적 통신장비 제조사인 에릭슨은 신규 민간 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 미얀마의 모바일 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7.4%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미얀마의 통신산업 발전이 경제 성장을 이끌고, 이는 다시 정치 개혁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다폰의 아프리카지역 최고경영자(CEO)인 닉 리드는 “케냐의 경우 휴대전화가 빈곤층부터 중산층까지 투입돼 모바일 머니(mobile money)가 금융 서비스 판까지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휴대전화 기계 분납금이나 월 사용료 때문에 금융 서비스까지 발전한 것이다. 2006년 성인 금융 서비스 이용자가 20%에 불과했지만 4년 뒤 75%까지 증가했다.

아직 미얀마 인구 6240만명 가운데 휴대전화 사용자는 9%에 불과하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2015년까지 사용자를 80%까지 늘린다는 계획으로 ‘미얀마 스타일’ 통신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