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도 힘들텐데… 에베레스트서 난투극

입력 2013-04-29 18:24 수정 2013-04-29 22:15


에베레스트 산 정상 부근인 해발 7000m에서 유럽 등산가들과 등반 안내인인 히말라야 부족 셰르파 간에 27일(현지시간)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탈리아인 심보리 모로와 스위스 출신 등산가 울 스틱은 산 정상인 해발 8848m로 향하던 중 셰르파들과 주먹으로 치고받았다. 현지 경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일어난 싸움인 만큼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등산팀 지도부는 무선을 통해 모로와 스틱에게 베이스캠프로 돌아오라고 명령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캠프에 복귀했다.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하나인 초오유를 지휘하는 셰르파 누루는 “또 다시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캠프를 떠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유럽 등산가들은 캠프 복귀 이후에도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또 다시 마찰이 빚어졌다.

등산가들과 셰르파 간 갈등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셰르파족이 사는 솔루쿰부 지역 공무원은 “가해자를 체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외국인에게 필요한 모든 안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행하게도 거리가 멀어 캠프와 연락이 원활하지 않으며 팀을 급파해 얘기를 나눠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등반 안내와 짐 운반 등으로 생계를 잇는 이 지역 사회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셰르파는 “만약 등산가들이 맞았다면 에베레스트 산으로 유명한 네팔에 큰 오명을 남길 것”이라고 걱정했다.

네티즌들은 희대의 결투에 관심을 보였다. 아이디 인사이더(insider)를 쓰는 한 네티즌은 “해발 7000m면 주먹을 날릴 정도의 산소가 없을 텐데”라고 비꼬았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