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비 새는 의원실… 2500억 리모델링 맞아?

입력 2013-04-29 18:21


추적추적 봄비가 내린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9층 한 민주통합당 의원실이 때 아닌 ‘물폭탄’을 맞았다. 그리 큰 비도 아니었는데 축축해져 무게를 견디지 못한 천장 일부가 내려앉았다.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아낼 양동이까지 조달됐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이곳으로 이사 온 지 한 달 만의 일이다. 보좌진은 황당해했다. 오전에 짧게 내린 비였기에 망정이지, 하루 종일 업무 대신 빗물과의 사투를 벌일 뻔했다고 혀를 찼다.

이런 일은 이미 다른 층에서도 일어났다. 5층에 위치한 한 야당 의원실 천장은 아예 누렇게 변색됐다. 최근에 국회사무처 시설과에서 나와 교체했지만 이유에 대해선 시원하게 말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의원실 보좌관은 “3층 어떤 방은 천장이 조각조각 나 들떠 있더라. 공사 마감이 잘못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약 2500억원의 혈세를 들여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 중인 의원회관을 둘러싸고 자잘한 하자 보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음 문제는 물론 문고리 고장, 엘리베이터 고장 등이 비일비재하다. 부실·졸속 공사가 아니냐는 의혹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끊임없이 지적된 부분이다. 하지만 사무처 측은 “큰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비가 왜 샜느냐’는 기자 질문에도 “배관 물기가 옆방으로 흘러갔고, 다 해결됐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 의원실 관계자는 “오죽하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의원회관 공사와 관련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검토하겠다고까지 했겠느냐”며 “당장의 하자 보수만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