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조폭 합작 청부살해 강요… 범서방파 두목격 납치·폭행 사건 전모 드러나
입력 2013-04-29 18:06
지난 2월 발생한 범서방파 두목격 나모(48)씨 납치·폭행 사건은 국제PJ파 부두목 조모(54)씨의 청부살해 계획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나씨를 이용해 자신과 개인적인 원한 관계에 있는 박모씨를 살해할 계획을 짰다. 박씨는 조씨와 고향 선후배 사이로 국제PJ파 조직원이었다.
조씨는 올 초 경남 진해 소재 폭력조직 양포파 부두목 정모(47)씨를 통해 강모(29)씨 등 행동 대원 4명을 섭외했다. 조씨는 지난 1월 전북 정읍에 나씨를 감금할 집도 미리 계약해 뒀다.
준비를 마친 조씨는 나씨에게 “명절도 다가오는데 도박장에 기술자를 투입해 도박을 하고 돈을 나눠 갖자”고 접근했다. 그는 나씨에게서 도박장 운영자금 2억원을 받은 뒤 행동에 들어갔다. 조씨는 2월 3일 밤 나씨에게 “도박 현장을 미리 답사하자”고 속여 전씨의 술집으로 유인한 뒤 동료들과 함께 그를 폭행하고 쇠사슬과 나일론 끈, 청테이프 등으로 묶었다.
조씨는 나씨에게 “박씨를 작업해 살해하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하자 그를 전북 정읍의 시골집에 감금하려고 데려갔다. 나씨는 이튿날 오전 1시 45분쯤 조씨 일당이 잠시 쉬어가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에서 들르자 차량 뒷문을 열고 탈출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나씨를 납치·감금해 폭행한 혐의로 강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조씨와 정씨 등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