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항소심… 선물투자 대행 김원홍 증인 채택
입력 2013-04-29 18:07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태원(53·사진) SK그룹 회장의 항소심에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전 고문은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를 대신해 주던 인물로 최 회장 형제로부터 5000억원대 투자금을 송금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29일 항소심 두 번째 재판에서 변호인 측의 증인 신청을 받아들여 외국에 머물고 있는 김 전 고문을 법정에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하지만 김 전 고문의 소재가 불명확해 실제 법정에 불러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외국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불러 오려고…”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변호인은 “최 회장이 10개월 전까지는 김 전 고문과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현재는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국내 주소를 신고할 테니 직권으로 소환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고문은 1심에서 크게 언급되지 않았으나 변호인 측이 항소심에서 변론 방향을 바꾸며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김 전 고문은 2004년부터 해외에 체류하며 최 회장 측의 투자금을 송금 받아 왔다. 검찰은 변호인 측 증인 신청이 소송을 지연시키고 논점을 흐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