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성전 첫예배 서울 신길교회, 전통 깬 ‘성령목회’… 한해 5000여명 전도
입력 2013-04-29 17:56 수정 2013-04-29 21:34
28일 오전 11시. 예배당 3500석은 이미 만석이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성도들은 복도와 로비에 서서 예배를 드렸다. 일부 성도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격스러워했다. 새 성전에서 첫 예배를 드린 서울 신길교회 풍경이다.
1946년 설립된 교회는 성령체험과 생활전도를 강조하며 중형교회에서 대형교회로 일어선 대표적 케이스다. 84년 서울 신길동으로 이전한 뒤 전통적 교회로 머물다 94년 이신웅 목사 부임 이후 전도중심 교회로 탈바꿈했다. 이 목사는 복음성가조차 부르지 못하던 보수적 교회가 전도집회를 열면 1만여명이 모여드는 전도 중심적 교회로 변신할 수 있었던 비결이 사도행전 1장 8절 해석에 있었다고 밝혔다.
“복음이 뭔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모르면 절대 전도가 되지 않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전 예수의 보혈, 성령체험이 있어야 합니다. 초자연적인 성령의 만지심이 있고, 예수님이 정말 메시아로 믿어져야 합니다. 사도행전 1장 8절을 자세히 보세요. 성령체험 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린 권능을 받은 뒤 거기에 안주해 큐티, 성경공부, 모임 등 자기만족적 종교생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증인의 삶에는 무관심한 거죠.”
이 목사는 “성령님이 오신 진짜 목적은 복음전파 때문인데 그 복음을 땅의 것을 추구하는 데 교묘히 사용한다면 지적 복음, 짝퉁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복음에도 가짜가 많다보니 생명력은 온데간데없고 용서와 헌신 인내 충성 희생 등의 가치마저 내동댕이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전도를 부담스러워하고 성장을 멈추게 된 결정적 이유도 사도행전에 기록된 성령충만의 범위를 축복, 신유, 자녀교육 등 자기 문제에 국한시켰기 때문”이라며 “목회의 본질은 성도들이 예수복음으로 충만해져 거기에 이끌려 가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성도와 교회는 율법적 신앙, 지식적 복음에서 벗어나 초자연적인 성령의 역사를 간절히 사모하고 그리스도의 보혈을 진짜로 경험해야 한다”면서 “하나님이 주도적으로 역사하시는 복음이 경험적으로 믿어질 때 죄 사함, 거룩성이 오며 그때부터 증인의 삶을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령·전도목회는 전통적 교회의 틀을 과감히 깨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강단에선 ‘예수님이 복음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으면 전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각인시키고 성령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교회의 최고, 최상의 가치가 ‘예수 복음’이라는 사실도 강조한다. 이런 원칙 아래 신길교회는 당회로부터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생활전도에 나서고 있다. 한 해 4700∼5000여명이 전도돼 교회에 나오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조응수(66) 장로는 “안타깝게도 한국교회 내 성령·전도 사역이 등한시되다 보니 강단에서 윤리 문제를 강조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피 묻은 복음을 깊이 체험하고 구원받은 사람이 다시 전도에 적극 나설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로는 “우리 교회는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는 증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담임목사뿐만 아니라 당회원들도 자발적으로 매주 주일예배 후 2인1조가 돼 거리전도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이런 성령·전도철학은 최근 완공된 새 성전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새 성전은 지하 6층, 지상 7층으로 연면적 3만3211㎡(1만56평)에 3500석 규모의 예배당을 갖추고 있으며 소그룹실 30개, 체육관, 예배실 겸 예식장, 어린이집, 800여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이 있다. 또 지하 주차장에서 예배당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와 최고급 오르간피아노 등도 갖췄다. 교회는 지하 150m 암반층을 뚫어 100t의 생수를 지역주민 5000명에게 공급한다.
새성전건축본부장을 맡은 김명구(62) 장로는 “목회 세미나 개최 등 한국교회 지도자를 세우는 데 교회가 일조할 수 있도록 300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온돌방과 선교사 숙소 5개를 마련했다”면서 “이웃주민들을 위해 주차장과 문화시설을 개방하는 등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교회를 꿈꾸고 있다. 하나님 나라를 앞당기는 데 우리 교회가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는 입당예배를 6월 15일 드린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