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방 의술 ‘동작침법’, 응급 상황의 급성 요통 신속한 해소 효과

입력 2013-04-29 17:25 수정 2013-04-29 19:13


국내 중견 한의사가 독자 개발한 새로운 한방 의술 ‘동작침법(動作鍼法)’이 응급상황의 급성요통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신준식 박사는 29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명수 박사,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한방재활의학과 신병철 교수 등과 공동으로 ‘심각한 기능장애를 동반한 급성요통 환자에 대한 동작침법의 효능’을 규명, 세계통증연구학회 공식 기관지 ‘페인(PAIN)’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의료진이 독자 개발한 신침술(新鍼術)이 급성요통으로 인한 고통을 빠르게, 그리고 대폭 경감시키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는 임상연구결과가 이 학술잡지에 실리기는 처음이다.

한방 침술이라고 하면 눕거나 엎드려 있는 고정된 자세에서 시술하고 가급적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 박사의 동작침법은 이와 사뭇 다른 자세를 취한다.

극심한 요통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허리 주위 경혈(기운이 들고 나는 혈 자리)에 침을 놓고 곧바로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걷게 하는 훈련을 시킴으로써 통증 완화를 도모하기 때문이다.

신 박사는 “침을 통해 근육에 자극을 준 뒤 환자가 움직이면서 척추관절 주위에 뭉친 근육을 풀고 기혈의 순환도 원활하게 해주는 게 이 신침술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동작침법은 추나(推拿)요법과 함께 신 박사가 구사하는 양대 신 한방 의료기술로 손꼽힌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과 팔을 동시에 사용해 요통 환자의 척추 뼈와 주위 골격근을 상하 좌우로 밀어주고 당기는 방식으로 요통을 해소시킨다.

신 박사팀은 앰뷸런스에 실려 온 급성요통 환자 58명을 29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고, 24주간 동작침법과 진통주사(디클로페낙주) 치료를 각각 진행하면서 그 효과를 주기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동작침법 그룹의 요통 감소 및 보행 장애 개선 효과가 진통주사 그룹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동작침법 그룹은 첫 치료 전후 요통이 46%나 감소했으나 진통주사 그룹은 고작 8.7% 수준에 그친 것이다.

또 동작침법 그룹의 경우 치료 후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자가 보행이 가능했지만, 진통주사 그룹은 여전히 혼자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걸을 수 없었다.

페인(PAIN)지는 동작침법의 이 같은 효과에 대해 ‘빠른 회복과 치료를 위해 자리에 누워 지내는 것보다는 일상생활을 하며 움직일 것(동작)’을 권고하는 미국과 유럽 지역 척추외과 의사들의 급성요통 치료지침과도 부합하는 결과여서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신 박사팀은 이밖에도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미국 유수의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함께 추나요법과 동작침법, 봉침요법, 한약처방 육공단 등의 임상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동물실험을 통해 척추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한약(육공단)의 연골보호 및 염증 치료 효과를 규명한 연구논문을 대체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e-CAM’에 발표해 각국 의학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 박사팀은 이후 추나·약물요법 및 동작침법 등과 같은 한방 비(非)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보통 24주 치료 후 95%가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치되고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계속 검증해 오고 있다.

신 박사는 “그동안 급성요통의 침 치료 효과에 대해선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개를 젓는 사람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침술, 특히 동작침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