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국민일보·굿피플 주최] 흑산도 주민들 “선한 사마리아인 고마워요”
입력 2013-04-28 19:07
“예전과 달리 섬마을도 병원이 생겼지만 전문적인 치료는 꿈도 못 꿉니다. 친절하고 솜씨 좋은 의사선생님들, 앞으로도 자주 와주세요.”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국제개발 NGO 굿피플이 참여하는 제1211차 ‘사랑의 의료봉사’가 26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열렸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속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약사, 행정직원 등 33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은 흑산도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흑산도에는 약 2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노인들은 대부분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민간 병원과 보건소가 한 곳씩 있지만 규모가 작아 전문적 치료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흑산중학교에 의료봉사단의 임시진료소가 설치되자 허리와 관절 고통을 호소하는 노인부터 아이들을 키우느라 병원 한번 못 갔다는 아주머니 등 수많은 주민이 몰려들었다.
흑산진리교회 허문경(59) 목사는 “의료팀이 오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병원 가기를 꺼리거나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주민들에겐 매우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을 찾은 이영자(78) 할머니는 무릎의 만성 통증을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몇 년 전 무릎을 다친 뒤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병원을 가지 않았다”며 “나중에 육지에 있는 큰 병원에 갔더니 무릎뼈가 모두 조각나 수술도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곽이슬(50·여)씨도 무릎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통증이 시작된 지 한참 지났지만 아이들을 키우느라 바빠서 병원에 가지 못해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김금림(75) 할머니는 백내장 수술이 잘 됐는지 봐달라며 찾아왔다.
의료봉사단은 주민 600명을 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700명이 넘는 주민이 몰려들어 밤늦게까지 진료실 불을 밝혀야 했다. 치위생사 김연아(33·여)씨는 “몸은 힘들어도 보람 있었다”며 “주민들의 따뜻한 정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전 직원의 월급 1%씩을 모아 국내외 봉사에 참여하는 ‘1% 나눔기금’ 프로그램을 올해로 9년째 운영하고 있다. 굿피플은 흑산도 진료에 엑스레이, 초음파 장비가 실린 차량을 지원했다.
신상목 기자, 흑산도=나성원 기자